수리남(2022) 실화 바탕의 영화같은 드라마

드라마 수리남, 더 드라마 같은 실화

드라마 수리남은 넷플릭스에서 2022년 9월 9일에 공개된 범죄, 스릴러 드라마입니다. 총 6부작으로 상영시간이 6시간이 조금 넘지만 주변에서 한 편 보면 최종화까지 계속 볼 수밖에 없다는 등 호평이 자자했습니다. 선호하는 장르는 아니지만 얼마나 재밌나 궁금해서 시청했는데 순식간에 다 볼 정도로 재밌었습니다. 수리남에서 마약왕이 된 한국인 조봉행의 실제 일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드라마입니다. 그에 대적하는 일반인 K 씨의 이야기는 정말 이게 실화일까 의문이 들 정도로 더욱 드라마 같습니다. K 씨를 모티브로 삼은 인물인 강인구(하정우)의 유년시절과 가족을 이루게 되는 초반 설정을 보면 이게 말이 되나 싶습니다. 하지만 제작자 윤종빈 감독이 K 씨를 인터뷰해서 만든 것으로 대부분 사실을 각색한 것이라고 합니다. 그리고 3개의 사업을 동시에 이끄는 성실한 아버지라는 점도, 더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수리남에서 홍어 사업을 하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합니다. 그 뒤로 펼쳐지는 국정원과의 공조는 훨씬 흥미진진합니다. 우리의 인생이 그 어떤 소설보다 극적이라는 걸 잘 보여주는 드라마입니다.

 

맛깔나는 대사와 배우들의 숨 막히는 연기

드라마 수리남에 출연하는 배우는 강인구 역의 하정우 배우, 전요환 역의 황정민 배우, 최창호 역의 박해수 배우 등 이미 다수의 히트작을 보유한 배우들이 출연합니다. 조우진 배우나 유연석 배우 역시 여러 작품에서 연기력을 증명한 배우입니다. 또한 공작, 범죄와의 전쟁 등을 제작한 윤종빈 감독이 제작하여 맛깔난 누아르 드라마를 만들었습니다. 각 캐릭터의 대사들도 유치하지 않게 재밌는 매력을 더했습니다. 박해수 배우의 '식사는 잡쉈어?'라는 대사가 한동안 유행어가 되기도 했습니다. 국정원 요원이 아닌 구상만이라는 걸 알리는 암구호의 역할인 이 대사는 평범한 안부 인사지만 의미가 있어 더 회자되었다고 생각합니다. 그 외에도 유연석 배우가 '에이멘'으로 기도를 마무리하는 부분이 데이비드 박의 인물을 잘 설명해주는 것 같아서 기억에 남습니다. 재밌는 대사와 같이 수리남의 매력은 정말 많지만 그중 가장 큰 매력은 배우들의 연기라고 생각합니다. 속이려는 강인구와 의심하는 전요환의 기싸움은 화면 너머의 시청자까지 숨 막히게 합니다. 연기를 잘한다는 생각이 들기 전에 그 상황에 몰입이 된 적은 오랜만이었습니다. 아직 수리남을 안 보신 (소수의) 분들을 위해 다 적을 순 없지만 조우진 배우의 액션 연기와 조선족 연기도 아주 좋으니 즐겁게 감상하시기 바랍니다.

 

사인볼의 의미

전요환의 밑에서 일하는 데이비드 박(유연석)은 전요환을 위한 변호사지만 대우는 생각보다 좋지 않습니다. 전요환의 고객에게 선물로 줄 박지성 선수의 사인볼을 위조해서 만드는 좀 저급한 일을 합니다. 그리고 전요환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강인구의 수상한 점을 지목할 정도로 똑똑한 인물인데 오히려 전요환에게 의심을 받는 인물입니다. 그에 비해 전요환은 강인구에게 무한한 신뢰를 주고 더 큰 거래를 제안하기도 합니다. 이때 전요환은 강인구에게 자신의 팬인 박찬호의 사인볼을 줍니다. 강인구는 앞서 위조 사인볼을 목격했기 때문에 박찬호 사인볼 또한 위조라고 생각합니다. 하지만 그 사인볼은 정말 친필 사인볼이었습니다. 전요환은 그만큼 강인구를 신뢰하고 믿었던 것으로 보입니다. 여담으로 박찬호 선수의 SNS에서 직접 밝혔는데 극 중 사인볼은 실제 박찬호 선수가 정말로 친필 싸인을 한 공입니다. 극의 몰입을 위해 소품이 아닌 실제 사인볼을 구한 제작진들의 진심이 이 드라마의 성공에 한몫한 것 같습니다.

 

마지막으로

범죄나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재밌게 볼 수 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. 수리남은 6부로 나누어진 드라마지만 러닝타임이 6시간인 영화를 보는 느낌입니다. 2시간 동안 풀어내기 어려운 영화를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 제작하면서 더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몰입도 있는 작품이 되었습니다. 좋은 영상을 보고 싶은 시청자에게도 반가운 일입니다. 앞으로도 이런 드라마가 넷플릭스와 여러 OTT에서 많이 나타나줬으면 좋겠습니다.